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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맞춤

등록일 2026-07-07 작성자 관리자 조회 362

 

입맞춤

 

가시내두 가시내두 가시내두 가시내두
콩밭 속으로만 자꾸 달아나고
울타리는 마구 자빠트려 놓고
오라고 오라고 오라고만 그러면

사랑 사랑의 석류꽃 낭기 낭기
하누바람이랑 별이 모다 웃습네요
풋풋한 산노루 떼 언덕마닥 한 마리씩
개구리는 개구리와 머구리는 머구리와

굽이 강물은 서천西天으로 흘러나려……

땅에 긴긴 입맞춤은 오오 몸서리친,
쑥니풀 질근질근 이빨이 히허옇게
짐승스런 웃음은 달더라 달더라 울음같이 달더라.

-화사집(1941) 수록

 

오래된 표기에서도 파르르 의미가 의미의 국경을 넘는다. 소리가 들린다. 빛깔이 넘치고 쉴 새 없는 움직임이 사방을 휘감는다. 움직임의 모양을 그려내고, 넘치는 소리에 사람을 담아내고, 비탄과 희열을 능청스러운 빛깔로 뿜어내는 마력. 오직 그러한 언어의 주술에 포박될 때 우리는 비로소 시를 읽는 사람이 된다.

박상순 시인